말, 글, 춤

Untitled (24)

어떤 마음은 떠오르는 즉시 근처에 있는 단어로 문장을 만든다 해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그런 마음은 애석하게도 말로 설명하려고 할수록 멀어졌다.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허무히 사그라드는 불빛처럼,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원망하기도 했다. 한동안 괴상한 침묵을 버티며 언젠가는 그 마음이 글로 표현되기를 기다렸다. 사실은 말도 글도, 입술과 손가락을 벗어나면 다 자유로운 것인데! 그걸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그런 마음을 꼭 스스로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나를 위한 문장을 이미 썼기 때문이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과제는, 발견한 문장을 귀중히 간직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었다. 그런 일을 반복하면 신기하게도 표현되지 않았던 그 어떤 마음이 다른 영감으로 되돌아왔다. 욕심이 원하는 거창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삶을 풍부하게 하는 영감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게 얼마나 미약한 신호인지, 마치 낯선 음악이 발바닥을 기분 좋게 간질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 어느새 이상한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 것만큼 쑥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반드시 이해되어야 하는 춤사위는 이 세상에 없다고, 관객이 있어야만 춤을 추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정색하는 것처럼 뻔뻔하기도 하다. 더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그런 음악이 나에게 들리었고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살다 보니 그런 이상한 몸부림을 치기도 했다고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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