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리는 휴일. 우리는 슈판다우를 지나 국도를 타고 굽이굽이 서쪽으로 달렸다. 목적지인 베어벤은 버스도 기차도 다니지 않는 아주 작은 동네라서, H와 나는 가까스로 카풀을 구한 것에 감사해야 했다.
사진 1. 산다우 페리 / Bild 1. Fähre Sandau
L9번 국도는 중간에 강을 경계로 끊어져서 페리를 이용해야 했다. 강 위로 작은 페리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큰 트럭과 우리를 운송했다. 두꺼운 케이블이 강물 아래로 감기면서 물살을 거슬러 페리를 반대편으로 밀었다. 우리가 달려왔던 길은 은근히 멀어졌고, 동시에 그만큼 새로운 길이 같은 이름으로 다가왔다. 강물 위로 자꾸 비가 사라졌다. 케이블을 감던 기계가 멈추니 노란 차단기가 올라갔고 그 너머로 승용차 세 대가 줄을 서고 있었다. 그들은 반대로 페리를 넘어 동쪽으로 가려는 것이다. 우리는 성급히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10분을 더 달려 베어벤에 도착했다.
사진 2. 불타는 낙엽 / Bild 2. brennendes Laub
누군가가 낙엽을 모아 불을 질렀다. 앞에서 걷는 친구들의 입김은 하얬다.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드는 추위였다. 찬데 눅눅하기까지한 공기가 몸 곳곳에 스몄다. 아직도 연탄을 때는 집의 굴뚝 연기와 겨울바람이 뒤섞여 목을 간질였다.
사진 3. 작업장에서 Bild 3. Im Werkstatt
사진 4. 작업장에서 2 / Bild 4. Im Werkstatt 2
사진 5. 빈 집을 채우려는 사람들 / Bild 5. Leute die das leeren Haus erfüllen wollen
사진 6. 창가의 빛 / Bild 6. Licht fällt durch das Fenster
사진 7.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 Bild 7. Leiter zum Dachgeschoss
사진 8. 별 / Bild 8. Die Sterne
사진 9. 내가 아는 한나 / Bild 9. Hannah die ich kenne
이런 사진을 나중에 확인하면 마치 오랜 연정을 들킨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사진 10. 지붕 아래에서의 발견 / Bild 10. Entdeckung unter dem Dach
사진 11. 지붕 아래 사람들 / Bild 11. Leute die unter dem Dach stehen
사진 12. 계단 / Bild 12. Die Treppe
사진 13. 문 / Bild 13. Die Tür
사진 14. 좋은 친구들 / Bild 14. Good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