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빛 세상, 인터넷 서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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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초록의 물결입니다. 지난 주 강원도 방문이 있어 다녀오는 길, 골짜기의 신록이 탄성을 자아 내게 하더군요. 초록의 종류가 이리 많은데 과연 국어사전에 수록된 초록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어떤 말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이 많은 초록을 하나 하나 불러보고 싶은 계절입니다.”

출처 :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초록색의 종류>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116554

아마도 실명을 사용하시는 듯한 고운 아이디가 국립국어원 웹페이지의 올린 질문이다.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은 새벽, 지난주 강원도에서 보았던 초봄의 풍경이 떠올라 웃음을 짓다가, 이어서 자연스레 떠오른 궁금증을 내일이면 잊어버릴까 두려워 파자마 바람으로 어두운 거실의 컴퓨터 전원을 켜고 모니터 불빛에 의지하여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글쓴이가 궁금해질 만큼 어딘가에서 다른 맥락으로 던졌을 이은희 씨의 질문이 마음에 들었다.

은희 씨가 질문을 올린 다음 날, 2017년 4월 20일에 온라인 가나다 관리인이 답변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초록’을 넣으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며 줄이 긴 표를 첨부했다. 그 표의 첫번째 칸에 쓰여 있던 게 갈매색이다. 그 다음은 갈매빛. 갈매. 한국어 모국어 화자로 29년을 살았지만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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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창에 갈매를 넣어보았다. 위키피디아가 갈매나무란 것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알려준다. 한국 원산지로 겨울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라고. 껍질을 염료로 초록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문인의 글에 갈매나무가 있었던 모양이다. 백석의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의 마지막에 갈매나무가 등장하고, 인터넷 국어사전은 갈매나무의 설명으로 박경리의 <토지>의 한 문장을 인용한다.

차렵이불의 갈맷빛은 윤씨 부인의 병색과 더불어 우울하고 퇴색된 느낌을 준다. 박경리,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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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빛. 세 음절 모두 혀가 입천장을 가볍게 누르는게 단단한 인상을 준다. 할일이 없는 주말 오후 나는 갈맷빛에 매료되어 인터넷 서핑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다 청호스님의 짧은 수필을 발견했다. 제목은 갈매색. 게시글 아래에 감상을 나누는 사람의 댓글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 초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끼게 된다.

http://www.indica.or.kr/xe/people/2405556?ckattemp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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