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km nach Berlin / 베를린까지 320킬로미터

Untitled (9)

Das Bild entstand ganz am Anfang des letzten Winters in Husum. Damals wusste ich gar nicht genau, dass es im Winter so kalt und hart wird.

2018년과 19년을 잇는 겨울은 나에게 북독일의 작은 항구도시 후줌을 떠올리게 한다. 짙은 물안개와 온몸을 파고들었던 날카로운 해풍이 그렇게 사람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을 줄은 몰랐지만.

베를린에서 떠날 때만 해도 우리는 여러 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싣고 기분 좋게 북으로 향했다. 나는 평소처럼 내 작은 아날로그 카메라로 친구들을 많이 찍었다. 흑백필름을 넣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는 아쉬워했다. 초겨울의 항구도시는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Untitled (6)

Die sechs Studierenden der Architektur fuhren mit einem gemieteten Auto ungefähr fünf Stunden in Richtung Norden. Je schneller das Auto fuhr, desto mehr entfernte sich die graue Stadt Berlin. Entlang der Autobahnen flogen die Zugvögel langsam. Als das Auto in Niedersachsen einfuhr, lag das grüne flache Feld unendlich ausgestreckt nach Norden. Hier hat der blaue Himmel sehr sanft auf die Erde gedrückt.

야곱의 아들이 운전대를 잡자 자동차는 총알 같은 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렸다. 나중에 휴게소에서 몇으로 달렸냐고 묻자 시속 180킬로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빨리 달리는데도 무섭지 않았다. 그의 살짝 굽은 어깨를 믿었다. 조수석에 앉아 잡담을 나누는 친구의 배려도 느껴졌다.

Untitled (7)

Im geschlossenen Auto auf der Autobahn zu sitzen macht mich manchmal nervös. Denn ich kriege ein sehr komisches Gefühl im Auto. Die Landschaft wiederholte sich hinter den Wagenfenstern und man versank natürlich in seinen eigenen Gedanken. Ich hatte das Gefühl, als ob wir in einer kleinen Kapsel eingesperrt wurden. Es ist ein komisches Schicksal der Passagiere, dass man vor dem Erreichen des Zielorts nicht aussteigen kann.

Obwohl es 6 Monate her ist, als wir in Husum ankamen, habe ich das Gefühl, dass ich immer noch in diesem Auto sitze. Wahrscheinlich sind andere Freunde auch da im Auto. Aber allein der Fahrersitz ist plötzlich leer. Ich konnte damals nicht akzeptieren, wie der Sitz so einfach frei werden kann.

Erst gestern konnte ich endlich das Auto verlassen. Ich weiß nicht, ob ich als Letzte ausgestiegen bin. Wer noch da ist, melde sich einfach.

Untitled (3)

 

Untitled (24)

Ich werde die Landschaft von Husum nicht vergessen. Mein guter Freund T hat mir eine andere Welt gezeigt. Die nördliche Landschaft, das Meer, der Deich und die Farbe des Himmels sind nun Teil einer Nostalgie. Ich bete, dass ich eines Tages in diese Hafenstadt zurückkehren kann.

우리가 그 겨울 후줌에서 찍었던 영화는 어제 베를린 예술대 여름 전시에서 <Der Blanke Hans>라는 이름으로 상영되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편집을 마치고, 그룹에서 달아나려던 나를 포기하지 않고 붙잡아준 친구들이 고마웠다. 언젠가 이 마음을 돌려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Untitled (15)

 

Untitled (17)

 

Untitled (16)

 

Untitled (21)

 

Untitled (32)

 

Untitled (2) 사본

Ich vermisse den Sohn Jakobs.

야곱의 아들을 그리워하며.

 

 

 

/2019년 4월 29일 월요일의 일기

지난 2월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를 애도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일이었다. 오늘은 어느 정도 분량이 나와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다. 이어서 김연수 선생님의 소설집을 꺼내 25쪽가량의 짧은 단편을 읽었다. 내가 쓴 것이 소설이 아니라 일기라는 것을 알았다.

부족한 글솜씨가 부끄럽다. 하지만 그렇다고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진 않다. 하여 선생님의 단편소설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를 손으로 필사해보았다. 30분 정도 음미하며 적다 보니 무언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껴 바로 내 소설로 옮겨갔다. 효과가 있었다. 

지금까지 썼던 모든 글을 지우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7문장이 고작인 첫 문단이 남았다.

한참을 뜸을 들이다 한 문단을 더 쓸 수 있었다. 마음에 든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 개입하여 새로운 사건을 집어넣었다. 이 문단을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 같다. 그 시간 속의 나, 야곱의 아들, 소설 속의 한나, 소설 속의 야곱의 아들이 맞물려서 그곳에 있어야 할 것을 새로이 발견하여 써 내려간 느낌이다.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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