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뮤겔호 나들이

구글 지도에서 '뮤겔'이라는 호수를 우연히 발견했다. 특이하게 g가 두 개다. 베를린 외곽에 이런 큰 호수가 있었나 싶어서 줌을 당겨보니 호숫가에 '상수도 박물관'이라는 흥미로운 곳이 있었다. 19세기 말에 건설되어 베를린 시민의 식수를 담당하는 세 번째 상수시설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옛 건물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개방하는 모양인지 방문 후기가 많았다. 별 다섯개를 걸고는 시설에 볼거리가 많다며 들뜬 마음이 느껴지는… Continue reading 베를린 뮤겔호 나들이

여름 샐러드 레시피 / Sommersalat-Rezept

빨간 무, 셀러리, 오이, 당근 그리고 납작 복숭아를 숭덩숭덩 잘라 그릇에 담아요. 병아리 콩, 견과류를 올려요. 소스는 올리브오일 한 숟가락, 소금 한 꼬집이요. 맛나게 먹어요. Eine Rote Bete, ein Stück Sellerie, eine Gurke, eine Möhre und einen Plattpfirsich schneiden. Drauf Kichererbsen und Salatkern. Sosse sind nur Olivenöl und Salz. Guten Appetit!

닳아버린 글쟁이

   가끔 자기 자신의 성격이나 기질을 요란하게 묘사하거나,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 마냥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얻은 과도한 자기애를 SNS에 나열하는 사람을 보면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 저렇게 스스로를 실시간으로 묘사하면 텅 비어버리게 되진 않을까, 하는 조바심. 좋아하는 것일수록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얼마 전 신인상을 받았다는 젊은 작가의 시를 읽고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시구가… Continue reading 닳아버린 글쟁이

봄과 여름사이의 일상 2019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가려고 했다. 투명한 화병을 하나 구해서 초봄에 피는 소박한 꽃을 두고 보았다. 삼 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니 꽤 오래 버텨주었다. 생각보다 꽃은 물을 많이 마신다. 독일의 수돗물에는 석회가 많아서 화병에 하얗고 동그란 석회 자국 남았다. 매번 설거지가 귀찮다가도 석회 자국이 지워진 투명한 화병에 초록 줄기를 꽂으면 보상받는 게 있었다. 사진 속의… Continue reading 봄과 여름사이의 일상 2019

세상에서 가장 간지러운 건 너의 수염

  김강을 만나기 전까지는 고양이를 모르고 살았다. 어릴 적부터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와 자란 나의 행동 언어는 아마 작은 소형견에 맞추어져 있었을 것이다. 무스코사는 유독 나를 싫어했다. (사진의 오른쪽 고양이)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게, 만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 고양이를 교육하고 싶었던 나는 무스코사의 코를 손가락으로 떼찌했다. 무스코사는 굉장한 역정을 내며 몸을 크게 부풀렸다. 피의 전쟁을 몇… Continue reading 세상에서 가장 간지러운 건 너의 수염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

  한국에서 돌아온 다음 날, 나는 동네에서 중고 자전거를 샀다. 바디에 '페가수스'라고 커다란 마크가 적혀 있을 뿐이지 핸들과 바퀴, 안장, 체인이 모두 다른 상표인 그야말로 잡동사니 시티바이크다. 겉으로는 투박해 보여도 막상 안장에 오르면 묵직한 균형이 잡히면서 뚝심 있게 앞으로 나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200유로로 타협적이었다. 아기자기하거나 레트로하지 않은 자전거를 10분 만에 골랐다고 김강이 나를… Continue reading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글쓰기

  연초에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여러 의료적 도움을 받고 있어서 심한 진통에 시달리지 않지만,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에 어쩔 줄을 몰라 매일을 방황했다. 장례식에 다녀와 나는 조금씩 그에 대한 글을 썼다. 어떤 메모지에는 아주 짧은 찰나의 기억을 갈겨썼다. 고마웠던 일, 신세 졌던 일. 그리고 언젠가 그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빌려주고 싶었던 나의… Continue reading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글쓰기